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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물에 약이 되는 바닷물농법
작성자 남광호 작성일 2010-11-24 09:10 조회수 1965
기고-이민호]작물에 약이 되는 바닷물농법
 

  이민호 국립농업과학원유기농업과 연구사

이민호 국립농업과학원유기농업과 연구사

음식에 넣는 소금은 간을 맞출 뿐만 아니라 약이 되기도 한다. 오행론(五行論)과 기미론(氣味論)적 전통의학 관점에서 소금의 짠맛은 수기(水氣)에 해당한다. 그래서 몸에 짠 기운이 모자라면 콩팥이 허약해져서 오줌소태가 발생하거나 허리가 아파 새벽잠을 설치게 된다고 한다. 이 경우 처방은 간단하다. 짠맛을 가진 해초류나 죽염과 같은 음식을 보충해서 먹으면 된다.

이러한 오행론적 관점은 전통적으로 농사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. 땅과 식물에 수기가 부족할 때는 바닷물을 이용해 부족한 짠맛의 수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.

한편, 작물의 양분과 병해충 관리에 있어서 중요한 생태학적 원칙 중 하나는 ‘내인(耐忍)의 법칙’이다. 이 법칙은 생물에게는 양분이든 병해충과 같은 자극이든 그 생명체가 참을 수 있는 한계 안에서만 자극이 주어져야 생물이 생존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.

바닷물농법의 이론도 이 법칙을 이용한다. 토양과 작물에는 피해를 끼치지 않거나 오히려 보약이 되면서, 병해충에게는 독이 되는 적절한 양의 바닷물을 뿌린다는 것이다.

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바닷물이나 소금물이 작물에 약이 될 수 있을까.

먼저 ‘염분에 잘 견디는 작물’에 ‘염분에 매우 약한 병해충’이 달라붙었을 때다. 파·마늘·양파 등이 염분에 내성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. 해안가에 이들 작물의 주산단지가 있고, 이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더 달고 맛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.

농촌진흥청 유기농업과의 연구결과, 파에서 주로 발생하는 파밤나방은 소금기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. 파밤나방이 알이나 유충기에 있을 때, 바닷물이나 천일염 소금물을 10~30배 희석해서 처리하면 나방피해 잎수가 20% 이상 감소했다. 바닷물 10~30배 희석액은 파의 잎마름병 발생을 줄이는데도 효과가 있었다.

또 고추의 흰가루병과 풋마름병도 바닷물에 약한 병원균으로 조사됐다. 풋마름병은 바닷물 원액을 토양에 뿌리고, 흰가루병은 바닷물을 30~100배 희석해 뿌리면 고추에는 피해가 없으면서 발병 가능성을 줄일 수 있었다.

그러나 고추가 염분을 견디는 성질이 그다지 크지 않은 만큼, 너무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피해를 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한다.

토양병이 잘 생기는 장마철에 바닷물을 살포해 염분이 빗물과 함께 쓸려 내려 가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.

또 바닷물과 궁합이 잘 맞는 농법으로는 녹비작물을 심고 이듬해 고추를 재배하는 방법도 있다. 이럴 경우 바닷물 살포량을 늘려도 토양과 작물에 큰 피해를 입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.

인지학과 생명역동농법의 창시자인 독일의 사상가 루돌프 슈타이너는 “우리가 음식을 먹는 이유는 우리 몸을 매일 키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낼 수 있는 기운을 얻기 위해서다”라고 말한 바 있다.

이와 같이 미량원소가 가득한 바닷물의 기운을 적절히 이용하면 작물에는 좋은 기운을 북돋우면서 동시에 병해충 관리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.


[최종편집 : 2010/11/22

 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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